금강산 타령 - 이호연
천하명산 어드메뇨 천하명산 구경갈 제
동해 끼고 솟은 산이 일만 이천 봉우리가
구름과 같이 벌렸으니 금강산이 분명쿠나
장안사를 구경하고 명경대에 다리 쉬어
망군대를 올라가니 마의태자 어디 갔노
바위 위에 얽힌 꿈을 추모하는 누흔 뿐이로다
종 소래와 염불 소래 바람결에 들려오고
옥류금류 열 두 담이 굽이 굽이 흘렀으니
선경인 듯 극락인 듯 만물상이 더욱 좋다
기암괴석 절경 속에 금강수가 새음 솟고
구름 줄기 몸에 감고 쇠사다리 모듬어서
발 옮기어 올라가니 비로봉이 장엄쿠나
만학천봉 층암절경 머리 숙여 굽어보니
구만장천 걸린 폭포 은하수를 기울인 듯
비류직하삼천척은 예를 두고 이름인가
해금강 총석정에 죽장 놓고 앉아 보니
창파에 나는 백구 쌍거 쌍래 한가롭다
봉래 방장 영주산은 구름 밖에 솟았구나
금강아 말 물어보자 고금사를 다 일러라
영우호걸 제자가인이 몇 몇이나 왔다 갔노
물음에 대답은 없어도 너는 응당 알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