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힘없이 시들더니
땅거미 혼절한 채
세상을 시커먹케 깔고 앉았습니다
덜컹거리는 방에 갇혀
언제 오시려나
구름만 끼어도 마음은 철 뚝 너머로
목젖이 괴인 고개 내밀고 있습니다
알맹이 빠진 쭉정이처럼
귀 쫑긋 세우고
숨소리 발소리 들려오면
안불랑 묻고 싶은데 보이질 않습니다
잃어버린 달 그림자
그리움에 젖어버린 일렁이는 파도소리
우둔한 바람에 밀려
못 듣고 흩어질까 걱정이됩니다
그대 그리움에
가슴 콩닥거림을 어쩔거나
애써 꾹 참고
고샅 밝혀두고 숨 불린 가슴으로
난, 그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