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시인: 김광균)

황일청
앨범 :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2
♣ 언 덕  
                  -김광균  시
심심할 때면 날 저무는 언덕에 올라
어두워 오는 하늘을 향해 나발을 불었다.
발. 밑에는 자옥한 안개 속에
학교의 지붕이 내려다보이고,
동네 앞에 서 있는 고목위엔
저녁 까치들이 짖고 있었다.
저녁 별이 하나 둘 늘어갈 때면,
우리들은 나발을 어깨에 메고,
휘파람 불며 언덕을 내려왔다.
등 뒤엔 컴컴한 떡갈나무 수풀에 바람이 울고,
길가에 싹트는 어린 풀들이 밤 이슬에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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