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광한루 당도허여 나귀 나려 풀 뜨끼고 도련님이 누각에 높이 올라가 사면경치를 둘러볼 적
진양
적성의 아침 날은 늦은 안개 띄어있고 녹수의 저믄 봄은 화류동풍 둘렀는듸 요헌기구 하최외는 임고대로 일러있고 자각단루 분주외는 광한루를 이름이로구나 네 말 듣고 경치 보니 예가 어디 인간처냐 내 몸이 우화허여 천상에를 올라왔지 저게 만일 오작교면 견우 직녀 상봉헐데 견우성은 내가 듸려니와 직녀은 뉘라될고 오늘 이 곳 화림중에 산생연분을 만났으면
아니리
좋다 좋다 과연 호남의 제일루라 하겠다 때는 천중지 가절이오 또한 이러한 좋은 승지에 술이 없어 되겠느냐 술상 가져오너라 술상을 듸려 놓고 이삼배 자시더니 도련님 취흥이 도도하여 글 한 수를 지어 읊었으되 영락없이 춘향 상봉헐 글을 읊었겠다
영서조
교명오작 선인교요 누호광한 옥경루를 차문전생에 수직녀요 지응금일 아견우를 글 지어 읊은 후에 다시 이러나 배회할 제 그 전날 밤 춘향 또한 도련님 만날 몽사를 얻었는듸
평중모리
책상에 촛불을 도도 켜고 열녀전을 외어다가 홀연히 잠 오거늘 서안을 의지허고 잠깐 조으더니 비몽사몽간에 춘향 몸이 공중으로 날리여 바람을 어거허고 구름을 흩어갇 한 곳 당도허니 주공패월은 보든 바 처음이라 그 우에 어떤 부인 이상한 옷을 입고 춘향을 부르더니마는 무슨 쪽지를 내여 주면 네가 이 글 뜻을 알겠느냐 춘향이 황공허여 공손히 받어 떼여보니 허였으되 인간지 오월오일은 천상 지 칠월칠석이라 하였거늘 감작 놀래 깨달으니 황홀한 일몽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