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겨진 채 군중 앞에 서는 것 같은 모멸감이
내 영혼 전체를 찢어버린다.
이제 나는 비로소 너의 머릴 삼키려 한다.
그 동안 간사하게 곧잘쓰던 그 머리통을 나는 지금 삼키려 한다.
아주아주 잘게 씹어서 내가 겪은 고통을 너에게 되돌려 주리라.
너의 몸뚱아리에서 피가 솓구쳐 나올 때
사람들은 절정의 오르가즘을 느낀다.
사지가 더욱더 잘게 찢어 질 때마다
절정과 환희의 교성을 울부짖는다.
악취가 진동을 하는 네 놈의 육신이 하나 둘 잘려 나갈 때마다
비로소 나는 진정한 자유를 누린다.
죽음의 사신들처럼 온 몸에서 마투기가 흘러 나올 때
나는 손, 발을 깨끗이 씻고 어리석은 그들을 맞이한다.
육체와 영혼이 일치하는 순간 백회를 통해서
그들의 심장을 꺼내어 나의 얼굴을 치장하리라.
그리곤 그들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옷을 입고
그의 몸을 찢으며 세상으로 나간다.
발끝부터 스산하게 전해지는 고통을 천천히 느끼며...
거추장스럽게 너덜너덜해진 그의 육신을 질질 끌며...
내 눈 속에 그의 숨결이 느껴질 때 나의 눈을 뽑아
그들에게 시주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