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지영(한국 고음반 연구회원)
패성 혹은 기성이란 평양을 이르던 옛말로써 ‘패성가’는 평양 일대의 경치를 노래한 것으로 지금은 부르지 않는다. 1935년 심상건이 가야금병창으로 발표한 단가 ‘청춘화류’(평양 경개)와 동일 가사이다.
이 곡은 비교적 후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것은 그 가사의 전개가 다른 서도창의 좌창보다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도좌창으로 불리워 지는 것이 많은 지금 복원하여 부르면 서도잡가의 레퍼토리의 다양화에 일조를 하지 않을까 싶다.
노래 : 박월정
양춘화류 호시절에 패성 풍경을 구경하세. 대동강에 배를 띄러 백운탄에 목욕허고, 청루벽에 닻을 주어라. 취토록 마신 후에 전금문 돌아들어 부벽루에 올라서니 좌우에 버린 경개 천하제일 강산이라. 모란봉이 주봉이요. 장광산이 안산되어 자웅을 이뤘난데, 을밀대 푸른 솔은 운속에 우거있고, 능라도 실버들은 벽파에 잠겼구나. 이능에 이는 바람 장림을 불어오니, 연명사 쇠북소리 은은히 흘러들어 무심한 나그네에 회포를 자아낸다. 연광정 바라보니 그림 같은 옛 정자는 단애 위에 솟아있고, 장성일면 용용수는 구비구비 맑어있고, 대야동두점점산은 봉봉이 푸르렀다.
누란성이하여 옛 일이 아득하구나. 유유한 갈마기는 짝을 지어 훨훨 날아 말없는 강 물결만 반가히 희롱한다.
인사가 덧 없으니 권하올 제 사양을 마소 이 강산 이 풍월에 아니 놀고 무엇하드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