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축원
5) 타악/사물놀이
사물놀이에서의 사물이란 농악에서 사용되는 북, 장구, 징, 꽹과리 네 가지 악기를 말한다. 농악에서 쓰는 사물과는 다른 불가의 사물은 법고, 운판, 목어, 태징을 그렇게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근년에 와서 성히 연주되고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물놀이란 바로 농악에서 쓰는 네 가지 타악기의 음악을 그리 부르고 있다. 그리고 사물놀이란 이름도 예로부터 있어 온 것이 아니고 1978년 5월 김덕수, 김용배 등 4인이 구성한 사물연주단의 명칭으로 사용한 것이 효시가 되고 그 뒤 이 연주형식을 본따 사물놀이패가 여기저기 접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물놀이는 처음 앉은반만을 생각하고 출발한 것이 뒤에 일어서서 움직이면서 연주하는 이른바 선반까지도 연출하게 된 듯하다. 자유분방, 복잡하고 변화많은 타악기 연주를 그저 서 있지만 않고 율동을 곁들여 뛰고 놀기란 여간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의 장단이며 농악의 가락(장단)을 난숙하게 몰아가는 속에 꽹과리와 꽹과리의 대화 즉 짝쇠가 서로 가락을 주고 받는 대목은 가히 사물놀이의 절정이다. 영남농악은 북이 주가 되어 전체적인 흐름을 구성해 나간다. 장단이 비교적 단순하며 호남농악은 장구가락이 매우 변화가 많아 흥겹고 구성지며 가락의 기교에 치중하고 또 설장구와 같은 놀이가 발달되어 왔다. 이번에 수록된 사물은 웃다리 풍물로서 웃다리란 경기도, 충청도북부, 강원도서부에 전승되는 농악을 웃다리 풍물이라 이른다.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을 웃대 또는 아랫다리라 이르는 관례에서 경기농악을 웃다리풍물이라 하는 것이다. 웃다리 풍물은 예로부터 안성, 평택, 청주, 이천, 천안 등지가 중심이 되었는데 쇠가락과 판굿의 가림새가 분명한 것이 특색이다. 쇠가락이 명쾌하며 무동춤과 동고리와 같은 곡예가 발달되었는데 특히 판굿의 멍설말이에서 연주하는 길군악칠채가 유명하다. 사물놀이패가 흔히 연주하는 (웃다리 풍물)은 이 길군악칠채를 중심으로 경기농악의 쇠가락을 엮어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국립국악원 사물놀이패가 연주하는 (웃다리 풍물)은 길군악칠채를 중심으로 구성하되 농악에서 멍석말이의 경우처럼 바로 칠채를 들어 가지 않고 먼저 점고, 쩍쩍이굿, 타령으로 서적인 음악을 연주한 다음 칠채로 들어가 육채로 넘기고 삼채로 몰아서 짝쇠를 치고 마치는 것으로 구성한 것이다. 점고라는 말은 오늘날 단체에서 구성원을 파악하는 점호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본디 건립패와 같은 풍물패들이 북을 쳐서 구성원을 모이게 하고 풍물을 치도록 영을 내리던 점고를 사물놀이패들이 웃다리풍물들의 도입음악으로 구성하여 쓰고 있다. 먼저 북을 (둥둥둥…)하고 몰아 치고 쩍쩍이굿으로 넘어간다. 본디 경기농악에서 판굿에서 쩍쩍이는 다른 부문에서 치는 것이나 사물놀이에서는 이것을 좀 변형하여 웃다리 풍물의 도입음악으로 활용하고 있다. 맨 처음을 조용하게 칠채로 들어간다. 길군악칠채를 약하여 칠채라 이르는데 쇠가락이 3분박과 2분박이 (3+2)+(3+2)+(3+3)+(3+2)+(3+2)+(2+3)+(3+2)로 구성된 혼분 14박자(36/8)이다. 징이 7점이 들어가는 행진곡이라는 뜻으로 길군악 칠채라 이른다. 칠채를 빨리 몰아 가다가 벙어리 칠채라하여 첫박의 주작을 쉬는 가락을 몰고 가다가 자진 칠채로 몰고 급기야는 마당일채로 들어가는데 이것을 사물놀이패에서는 육채라 한다. 이 가락을 육체라 이르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이 가락은 3분박과 2분박이 (2+3+3+2)으로 구성된 혼분박 4박자(10/8)이다. 육채라는 것을 빨리 몰고 나서 삼채로 넘어간다. 삼채는 일명 덩덕궁이라 이르는데 자진모리 한배이다. 삼채를 몰며 벙어리삼채, 다듬쇠로 돌리고 짝쇠에 이른다. 짝쇠라는 것은 짝드름이라고도 하는데 상쇠와 부쇠가 쇠가락을 주고 받는 것을 이른다.
①점고 ②쩍쩍이굿 ③타령 ④칠채 ⑤육채 ⑥삼채 ⑦짝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