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온편지

여름에


무슨 일 있는 거니?
말해봐.
이유는 없어도 돼.
때로는 괜찮아.
나도 그냥 울어.

사실 난 위로를 할 줄 몰라.
그냥 나 니 곁에 있어줄게.
아침이 오도록.
밤이 새도록.
있어줄게.

때로는 나 깊은 밤 홀로,
어둠에 몸을 누인 채,
지구 반대편을 상상하곤 해.

때로는 나 밤이 새도록,
얼굴도 본 적 없는 한 사람의,
눈물을 상상하곤 해.

아무 말 안 해도 돼.
그냥 너 내게로 기대면 돼.
가만히 시간이 흘러가도록,
기다리자.

어쩜 우리 더 많은 밤을
혼자서 울며 잠들다
나쁜 꿈을 꾸게 될지도 몰라.

그래도 우리, 멀리 있어도
지구 반대편에 있대도
서로의 아픔을 상상해주자.

말해봐.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나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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