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다 우연히 비를 맞은 적 있죠.
흠뻑 젖은 서로를 보며 놀려댔어요.
자주 가던 카페에 마주 앉아 있으면,
항상 그댄 내 곁으로 와 내게 기댔죠.
그대가 들려주던 노래는 내가 더 좋아해서,
모르는 노랫말을 내가 가르쳐 주었죠.
왜 그땐 아무도 몰랐었죠?
가까운 우리 이별을.
행복했던 시간만큼 더 아팠죠.
두려워요. 시간이 흐른다는 게.
하루하루 멀어만 가요.
이제는 혼자라는 내가 낯설지 않죠.
또 길을 걷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맞아도,
내게서 그대는 흘러내려요.
(간주 중)
그대는 어떤가요?
함께 듣던 노래를, 틀린 노랫말로 불러도 지나치나요?
아침에 일어나서 젤 먼저 전화길 열어보면,
언제나 그대 보낸 그림편지가 있었죠.
이별이 힘든 건 습관이죠.
방안에 내 물건처럼, 그 자리에 없다는 게 낯선 거죠.
두려워요. 시간이 흐른다는 게.
하루하루 멀어만 가요.
이제는 혼자라는 내가 낯설지 않죠.
또 길을 걷다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맞아도,
내게서 그대는 흘러내려요.
이제 그댄 잊혀지는 건가요?
또 기다려야 하나요?
새로운 사랑 만나면, 희미한 그대는 사라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