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새잎

꽃다지

강철새잎
(박노해/시, 조민하/가락)

저기를 보아라 새잎이 돋아온다

아가의 여린 손 마냥

따 사론 봄볕에 실눈을 부 비면서

고목에 새록새록 새순이 돋아온다

하!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구나

엄혹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자신의 힘으로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썩어

가는 것들 크게 썩은

바로 그 곳에서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 싹이 돋는구나

부드런 만큼 강하게

여린 만큼 우람하게

아! 썩어진 고목에

새록새록 새순이 돋는구나

강철 새잎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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