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짝을 지어 노래를 하는
산모롱이 나무그늘에
팔베개하고 누워 잎 따다 물고
콧노래를 불러본다
높다란 하늘가엔 흰 조각구름
초가집 울타리엔 사랑이 가득
들판에 일렁이는 오곡의 물결
농부들의 바빠진 일손
아주머니 머리 위에
광주리이고 논밭 길을 걸어가네
시원한 산들바람 불어올 때면
설레이는 처녀총각들
코스모스 들길에서
아무도 몰래 풋사랑을 나눠본다
수풀을 차고 나는 산새들 노래
논밭 길 매어놓은 송아지 울음
그윽이 젖어오는 농주 한 잔에
맴을 도는 고추잠자리
철없이 뛰어 노는 개구쟁이들
하염없이 따라가네
귀또리 노래하는
가을밤이면 생각나는 그대의 모습
반짝이는 별들에게
사연을 물어 그리움을 전해본다
외로이 그대만을 그려보는 건
수줍게 익어가는 사랑이런가
아련히 떠오르는 그대 생각에
가을밤은 깊어가는 데
그대여 우리 함께 두 손을 잡고
이 가을을 노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