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

보이슬립



벌써 계절이 여러번 지나고
우연히 널 다시 만났어
긴 시간 그리웠던 너만의 그 향기가
내 앞에 아련히 스쳐가

참 오랜만이야 이 한마디가 어려워
자꾸만 입가에 맴돌아
차 한잔으로 널 붙잡아둔 채
난 바보처럼 자꾸 웃기만 해

어느새 시간이 흘러 세월에 밀려
니 습관도 나 없이 변한 걸까
뭐든 너 먼저 얘기하고 되묻던 니가
내 두 눈만 물끄러미 보고있어

아직도 혼자인 거니 아프지 않니
너 원하던 꿈들은 이룬 거니
너무 떨리는 맘에 다 물을 순 없어
너 힘들어 하면 또 걱정하며 살테니

다 지난 일이야 니 말에
가슴 시려와 왜 이리 서운해 지는지
그 누군가가 니 가슴에
남은 내 추억마저 잊게 했을 까봐

차가워진 바람 속에 그늘을 봤어
마치 아름답던 우리들의 모습 같았어
지난 시간들이 비록 아름답지는 않지만
지금부터 모두 잘 될거라 믿고 싶어
난 믿어 너에 모든 마지막 그림자까지
이 말을 정말 속일 수는 없는 거야
우리가 지금부터 우리 함께 행복하게 사는 거야

지나가는 시간들이 내게 질문하지
마지못해 너를 위한 모습 아닌가 하는
질문에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있지
너만을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가까이 가까이 좀더 내게 가까이
가슴속에 살아있는 내 마지막 모습까지
가까이 가까이 좀더 내게 가까이
어색하지 않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오랜 우리 이별 너머 말 못한 사연이 많아
이렇게 널 다시 만나게 되면
다 편하게 전해주려 했는데

지나간 우리의 사랑 눈부신 약속
다 이제와 돌릴 순 없겠지만
같은 추억을 가진 걸로 괜찮아
이젠 그 기억이 살게 할 테니까

이렇게 아쉬운 채로 멀어져 가도
내 가슴에 남은 널 사랑할게
니가 스쳐간 하루 참 다행인지 몰라
나 이제야 편히 널 보내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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