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에 신중을 기해 많은 생각, 수십번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야
이별을 결정하기까지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너는 몰라
네가 그렇게 탐스러워 하던 긴 머리를 자를 땐 통곡을 했어
내 결심이 흔들릴까 내가 나에게 다짐을 하는 의식이었어
두 눈을 넌 크게 뜨면서 아무 말도 못해 나를 보고 벌린 입 다물지 못해
무슨 일이냐고 묻기 시작해 기막혀 하며 대답대신 팔짱 끼고 커피숍의 문을 열고
나와 평소처럼 행동하며 함께 영화 보고 저녁을 먹고 가벼운 맥주한잔 뭐가 좋은지
웃는 너 오늘 끝이란 걸 알 수 없겠지만 미안해 아무 것도 모르는
네게 이별을 줘서 사람들은 왜 그렇게 애지중지 애지중지
아껴오던 가꿔오던 머리를 포기하며 자르는지 알 것 같아
짧아지면 짧아진 만큼 가벼워질 슬픔이길 기대하게 되는 거야
머리가 자라면 자라는 만큼 슬픔 없던 지난 나를 찾을 수 있어
조금만 더 있다 가자며 헤어지기 싫어 날 잡는 너 가래도 넌 계속 우기며
집 앞까지 날 또 바래다준대 눈물이 나와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내일 다시 만나는 것처럼 돌아선 널 보낸 거야 네가 이별인걸
알게 됐을 때 머리를 자른 이유 그때서야 넌 알겠지
너의 슬픔으로 얻은 내 행복 나에겐 사랑보다 안정된 삶의 유혹이 컸어
지금 내가 우는 건 왜 지금 내가 우는 건 왜 슬픔 때문이 아니야
슬픔 때문이 아니야 잘려나간 머리가 아쉬워서인거야
깎아버린 머리가 허전해서인거야